대학원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주도구로 활용하며 심층면담 기술을 공부했어요. 이론적으로 빠삭한 것도 중요하지만, 질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방법론을 몸에 체화하는 것이었습니다. 인터뷰 중 등장하는 질문은 인터뷰 대상자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, 그 대화의 맥락을 짚어내면서 핵심줄기를 잃지 말아야 하죠. 이것들은 구글링할 수도 없고, 다른 이가 대신해 줄 수도 없습니다. 그래서 질방 연구자는 그 자체로 자신이 훌륭한 연구도구가 되어야 해요. 이렇게 완성한 인터뷰는 여러 차례 가공을 거쳐서 대상자를 특정할 수 없도록 자르고 이어붙이며 나름의 편집을 해야 합니다. 숙련된 연구자가 아니면 인터뷰 중 대상자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, 이제 막 터져나온 누군가의 말을 막아버리는 행동이 되기도 해요. 조심스럽게 접근..